반중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더튼 전 국방장관이 제1야당인 자유당의 당 대표로 선출됐다. 전임 자유당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며 중국에 대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낸 더튼 신임 대표는 호주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팽창주의를 1930년대 독일 나치의 활동에 비유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치하의 중국을 ‘호주가 마주할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호주가 미국 등 동맹과 함께 군사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호주 집권당이 8년 만에 노동당으로 교체되자 중국이 기다렸다는 듯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미·중 대결 보다 더 끝장 대결을 펼쳤다는 호주와 중국은 최악의 관계로 전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과 호주의 갈등 국면이 이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최근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신임 총리에 승리 축전을 보냈다고 전하며 중국 고위급이 호주에 외교적 접촉을 한 건 약 2년 6개월 만의 일이다.
하지만 더튼 자유당 대표는 노동당 출신인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를 겨냥하며 총리는 국가의 이익을 지키고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 강인한 성격과 수그러들지 않는 결의를 갖춰야 한다며 이는 호주의 국익을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앨버니지 총리도 중국에 우호적이던 기존의 노동당과 달리 2차 세계대전 이래 호주가 안보 파트너로 선택된 지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키우려는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성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핵심 국가로 중국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