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Weekly – 퀸즐랜드 일요신문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 위험한 운전과 부주의한 운전

H & H Lawyers
강현우 공인 형법 전문 변호사 (파트너)

2019년 6월에 남호주의 도시 아들레이드에서 고급스포츠카가 인도를 걷던 15세 여학생을 덮쳐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명 ‘람보르기니 사고’로 유명한 이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한 남호주 법원 (District Court of South Australia)의 판결이 최근 나왔는데, 실형이 아닌 4개월 27일의 집행유예와 자숙명령(good behaviour bond), 200시간의 봉사활동(community service)이 선고되었습니다. 이 판결에 피해자의 부모를 비롯한 유족들이 매우 분노하였다는 기사들이 연일 대서특필되었고 기사에 대한 댓글들도 대부분 법원과 호주법에 대한 실망과 비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큰 사고에서 어떻게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을까요?

이 운전자는 ‘위험한 운전(dangerous driving)’과 ‘부주의한 운전(negligent driving)’으로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았는데, ‘위험한 운전’에는 무죄판결을 받고 ‘부주의한 운전’에는 유죄인정을 하여 ‘부주의한 운전’에 해당하는 처벌만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QLD주에서 ‘부주의한 운전(careless driving)’으로 누군가를 사망 또는 중상해에 이르게 했을 경우, 최대  $11,500의 벌금 또는 12개월 이하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기타의 경우, 최대 $5,750의 벌금 또는 6개월 이하의 실형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같은 행위를 하였더라도 피해자의 피해 정도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처벌수위가 달라집니다.

만약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로 ‘위험한 운전(dangerous driving)’으로 기소되어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가중처벌 대상의 경우 최대 14년). SA주 법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위에서 소개한  ‘람보르기니 사고’의 운전자가 만약 ‘위험한 운전’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실형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주의한 운전’과 ‘위험한 운전’은 어떻게 다를까요?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부주의한 운전’은 운전자의 ‘실수’로 간주하고 ‘위험한 운전’은 어느정도 운전자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부주의함’과 ‘실수’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교통사고에 경찰이 개입되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운전자는 ‘부주의한 운전’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부상자나 사망자가 없는 사고의 경우 기소가 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며,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하더라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필자가 맡았던 사건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 의뢰인이었던 운전자는 사거리에서 비보호 우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가던 70대 노인을 치었고 이 피해자는 사망하였습니다. 운전자는 우회전을 할 당시 시속 20km 정도의 낮은 속도로 주행하였으나, 오른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횡단보도를 천천히 걸어가던 피해자를 미처 보지 못했습니다. 자동차와 피해자는 살짝 부딪혔지만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 당시 유가족들이 법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호주 언론도 크게 주목했던 사건이었는데 운전자의 ‘실수’로 인정되어 자숙명령 선고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반면, ‘위험한 운전’으로 실형을 받은 한 사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운전자는 관광회사를 운영하면서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날,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매우 피곤한 상태에서 약 3시간 정도 관광버스를 운전하다가 졸음운전으로 중앙선을 넘었고 반대쪽에서 오는 차와 정면 충돌을 하였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한명이 사망하였고 다른 한명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으며 나머지 두명도 중상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 차 뿐만 아니라 본인이 운전하던 차에 있던 사망자나 부상자도 기소에 고려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운전자는 ‘위험한 운전’으로 기소가 되어 결국 3년 실형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본인이 운전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피곤한 상태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운전을 한 행위를  ‘의도성’의 근거로 보았으며, 운전 도중 잠이 들어 중앙선을 침범한 사실도 ‘위험한 운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에게는 비슷하게 들리는 용어들이 법적으로는 매우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항목으로 기소가 되고 유죄판결을 받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경미한 교통사고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일진데, 만약 나의 운전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다면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일수록 더욱 냉정하고 침착하게 재판을 도와줄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이미 커다란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운전자가 부당하거나 억울한 형사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성일: 2022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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