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브랜드가 잇따라 진출하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평균 차량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가격 비교 사이트 Thebeep.com.au가 2024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빅토리아주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신차의 평균 가격은 103,498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브랜드 BYD, XPeng, Zeekr, Deepal, Leapmotor 등이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SUV와 럭셔리 차량의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미니, BMW, 현대, 렉서스, 포드, 토요타 등의 브랜드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토요타는 평균 8,263달러(14%) 인상하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이는 엔트리 모델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략과 관련이 있다. Thebeep.com.au의 공동 창립자이자 자동차 전문가인 롭 리(Rob Leigh)는 “하이브리드는 점점 더 중요한 트렌드가 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에는 하이브리드 전환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제조 비용이 높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포드 역시 Escape와 Puma 모델의 단종으로 인해 평균 가격이 상승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새로운 싼타페 모델이 고급 시장을 겨냥하면서 평균 5.9% 가격이 올랐다. 반면, 일부 브랜드는 가격을 인하하며 시장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테슬라는 평균 10.2%(8,365달러) 가격을 낮추며 가장 큰 인하폭을 기록했다. 새로운 모델 Y 시리즈 도입과 함께 가격 조정을 단행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푸조와 로터스 역시 가격을 인하했으며, BYD 또한 ‘에센셜(Entry Level)’ 모델 도입으로 인해 8.9% 하락했다. 롭 리는 “공급 과잉, 신기술의 빠른 발전,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들의 시장 진입이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판매량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Cupra Born과 Jeep Gladiator 모델이 대폭 할인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가격 전쟁(Price War)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롭 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격적인 가격 경쟁이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결국 소비자가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