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주택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주택 구매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소형 주택지 개발과 고층 아파트 건설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맥그래스 보고서(2025)에 따르면, 과거 호주에서는 1,012㎡(약 306평) 크기의 단독주택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러한 주거 형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신규 토지 개발에 따른 인프라 구축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으며, 많은 구매자도 도심에서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저유지비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2023년에는 소비자 수요 둔화와 건설업계의 공급 한계로 인해 도시 외곽 주택지 공급이 지난 10년 평균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규 부지 면적도 2014년 481㎡에서 2023년 414㎡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는 다양한 유형의 중저층 주택을 도입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빅토리아주도 기차역과 주요 지역 인근의 3층 이하 아파트 건축을 신속 승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파트 건설 확대는 전국적인 추세다. 2021년 기준, 브리즈번·멜버른·시드니에서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21.6%를 차지했으며, 이는 2011년 18.9%보다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브리즈번의 신규 아파트 증가율은 56.1%로 가장 높았고, 시드니(43.4%), 멜버른(26.7%)이 뒤를 이었다.
2015~2024 회계연도 동안 동부 해안 주요 도시에서 신축된 고층 아파트의 평균 층수는 13.6층으로, 도심 스카이라인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앞으로는 중간 권역(middle ring) 지역에서도 초고층 건물이 증가할 전망이다. 과거 10년간 내륙 중심(inner ring) 지역에 평균 14.7층의 건물이 들어선 반면, 중간 권역 지역에서는 12.7층에 그쳤다. 그러나 향후 건축 예정된 중간 권역 아파트의 평균 층수는 17.7층으로, 기존 내륙 중심 지역(16.2층)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드니의 파라마타(35.4층), 멜버른의 박스힐(23.2층), 브리즈번의 인두루필리(12.5층) 등이 초고층 개발이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파트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계획 승인 지연, 건설 비용 증가, 개발업체 자금 부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3년 동부 해안 주요 도시에서 신축된 아파트 수는 2013~2022년 연평균(37,380가구)보다 60% 적었다.
이에 따라 기존 아파트 가격이 주택 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CoreLogic 자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동안 브리즈번, 멜버른, 호바트에서 기존 아파트 가격이 단독주택 가격 상승률을 초과했으며, 전국적으로는 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2029년까지 120만 채의 주택을 공급하는 ‘국가 주택 협약(National Housing Accord)’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계획 법규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며, 건설 비용 상승세도 2024년 상반기에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 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증가하면서 연간 가격 상승률이 보다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