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지노 그룹 발리스(Bally’s)가 재정난에 처한 호주의 스타 엔터테인먼트(Star Entertainment)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지분 50.1%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번 제안은 월요일 오전 스타 이사회에 전달된 서한을 통해 공식화됐다. 발리스 회장 수 김(Soo Kim)은 서한에서 “스타의 기존 사업, 자산,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강력하고 성공적인 기업을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시드니에서 운영 중인 스타의 카지노와 리조트 사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스타가 최근 발표한 거래의 취지를 이해하지만, 우리 제안이 스타 및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큰 가치와 운영 유연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존 프로젝트와 자산을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 제안은 스타가 지난 금요일 발표한 브리즈번 자산 매각 계약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시 스타는 중국계 합작 파트너인 차우 타이 푹 엔터프라이즈(Chow Tai Fook Enterprises) 및 극동 컨소시엄(Far East Consortium)과 협력해 브리즈번에서 철수하고 골드코스트 및 시드니 운영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스타는 지난 금요일 호주증권거래소(ASX)를 통해 브리즈번의 하워드 스미스 워프(Howard Smith Wharves) 부지에서 보유한 50%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 계약이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14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부담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는 성명에서 “이번 거래는 스타에 여러 재정적 이점을 제공한다”며 5300만 달러의 선급 현금 지급(이 중 3500만 달러는 이미 수령 완료), 2025년 3월 31일 이후부터 스타가 목적형 합작법인 DBC(Destination Brisbane Consortium)에 추가 출자할 의무 해제(기존 예상 출자금: 최소 2억1200만 달러), DBC 부채 시설(현재 차입금 14억 달러)에 대한 스타의 모회사 보증 해제 등의 내용을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스타는 브리즈번 도심에 위치한 트레저리 호텔(Treasury Hotel)과 해당 부지 내 주차장도 넘기게 된다. 또한, 스타는 지난주 미국 헤지펀드 킹 스트리트 캐피털 매니지먼트(King Street Capital Management)로부터 2억5000만 달러의 브리지론을 확보하며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을 받았다.
현재 스타는 운영 자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이며, VIP 고객 이탈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주식 거래는 현재 정지된 상태다. 스타는 또한 금융 감독 기관의 조사 및 각종 규제 위반 문제로 심각한 법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2022년 10월, 뉴사우스웨일스(NSW) 독립 카지노 위원회(NSW Independent Casino Commission)는 스타가 시드니 카지노에서 자금 세탁을 방조한 혐의로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별도의 보고서에서는 스타가 취약한 도박 중독자들을 악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NSW주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주총리와 퀸즐랜드주 데이비드 크리사풀리(David Crisafulli) 주총리는 현재까지 스타를 위한 정부 구제금융 지원을 거부한 상태다. 스타는 퀸즐랜드와 NSW에서 약 9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기업 붕괴 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스타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15억 달러에 달했으나, 지속적인 재정 악화로 인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미국 카지노 대기업 발리스는 현재 미국 내 19개의 리조트와 카지노를 운영하며, 라스베이거스 및 애틀랜틱시티에서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스타의 유동성과 자본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하다면 더 큰 규모의 거래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타와 발리스 측은 이번 인수 제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