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 구매 심리를 자극하며 호주 주택 가격이 반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3일 발표된 PropTrack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호주의 중위 주택 가격은 2월 한 달간 0.4% 상승했다. 이는 직전 두 달간의 하락세를 뒤집은 결과다.
호바트와 태즈메이니아 및 노던 테리토리의 일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수도권 및 지방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REA 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엘리너 크리(Eleanor Creagh)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시장 심리가 개선됐다”며 “2월 초 모든 주요 도시에서 경매 낙찰률이 상승하는 등 이미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멜버른은 지난달 주택 가격이 0.67%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드니는 0.5% 상승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드니 주택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1년간 상승률은 2.7%에 그쳐 높은 금리와 가격 부담이 상승폭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최근 몇 년간 호주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퍼스는 2월 상승률이 0.02%에 그치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퍼스의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13% 올랐으나, 지난해 10월 정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다윈은 0.3%가량 상승했으며, 캔버라는 0.2% 올랐다. 멜버른의 반등은 수년간의 저조한 성과를 딛고 이뤄졌다. 크리는 “멜버른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지난 5년간 다른 수도권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다”며 “이는 경제 여건 악화, 주택 공급 증가, 높은 부동산세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월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멜버른 주택 가격은 여전히 2022년 3월 정점보다 4.74% 낮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멜버른의 높은 주택 공급량이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빅토리아주는 최근 신규 주택 구매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떠올랐다. 호주 통계청(ABS) 대출 데이터에 따르면, 빅토리아주는 호주 전체 신규 주택 구매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부동산 시
장의 회복과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멜버른 부동산 구매 대행업체인 케이트 바코스(Cate Bakos)는 “애들레이드, 퍼스, 브리즈번에서 많은 투자자가 유입됐다”며 “이는 지난 2년간 해당 지역에서 자산 가치가 상승한 결과”라고 말했다.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의 부동산 가격이 이미 크게 상승했고, 퍼스는 정점에 근접한 상태다. 이에 따라 멜버른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리즈번의 경우, 단독 주택 가격이 중위값 97만7,000달러까지 상승한 반면, 아파트 가격은 연간 13.8% 급등해 67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브리즈번 도심의 아파트 수요는 인구 증가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전망에 대해 크리는 “인구 증가세는 여전히 높지만 둔화되고 있으며,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 상승 폭은 이전 사이클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