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시장이 단기 하락세를 딛고 회복세를 이어가며 3월 주택 가격과 임대료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CoreLogic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호바트를 제외한 모든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으며,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은 82만 달러를 넘어섰다. CoreLogic 주택 가치 지수(Home Value Index)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 가격은 0.4% 상승했다. 이는 2월 소폭 상승에 이은 것으로, 그 전 3개월간 0.5% 하락한 이후 반등세를 나타냈다.
CoreLogic의 리서치 디렉터 팀 로리스(Tim Lawless)는 3월 가격 상승이 2월 중순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후 시장 심리 개선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상승이 실질적인 대출 여력 개선보다는 시장 심리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리스는 향후 금리가 5월에 인하되더라도, 주택 가격 상승은 둔화된 인구 증가율과 여전히 높은 주택 가격 부담 등 주요 악재에 의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은 지속되겠지만, 다양한 악재로 인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PropTrack 자료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PropTrack 지수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 가격은 0.3% 상승했으며, 연간으로는 3.9% 상승했다. 지난 5년간은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EA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리너 크리(Eleanor Creagh)는 2월 금리 인하가 대출 여력과 구매자 신뢰를 높여 최근 몇 달간의 소폭 하락세를 반전시켰다고 평가했다.
CoreLogic 자료에 따르면, 특히 서호주(WA)와 퀸즐랜드 지역의 지방 시장이 주요 도시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서호주 중서부 지역은 연간 25.4%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퀸즐랜드 타운즈빌은 23.5% 상승했다.
대도시권에서도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시드니는 0.3%, 멜버른은 0.5% 상승했다. 그러나 퍼스(Perth) 등 중형 도시에서는 2020년 3월 이후 주택 가격이 75% 이상 급등했던 것과 달리 최근 몇 달간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로리스는 “퍼스 시장은 작년 10월 이후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임대 시장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임대료 지수는 3월 한 달간 0.6%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1% 상승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도시별로는 멜버른이 가장 낮은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호바트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완화되는 추세다. 연간 기준 임대료 상승률은 2021년 11월 9.7%로 정점을 찍은 이후 3.8%로 둔화됐으며,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폭이다.
또한 유닛 임대료 상승률 둔화가 단독주택에 비해 더 뚜렷하지만, 이는 더 높은 기준 가격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이주 정상화와 가구당 인원 증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임대료 상승세는 추가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