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수도권의 주택 중간가격이 9분기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인 117만 8,66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졌던 최장기 상승세 이후 가장 긴 상승 기간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도메인(Domain)이 발표한 2025년 3월 분기 주택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시장이 특히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체 수도권의 주택 중간가격은 전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도메인은 시드니(169만 1,731달러, 전년 대비 4.0% 상승), 애들레이드(100만 202달러, 12.1%), 퍼스(91만 7,706달러, 14.1%)에서 사상 최고가가 기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번 분기의 상승률은 이전 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예외로, 두 도시 모두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도메인은 “시드니는 2024년 9월 분기 -0.3% 하락 이후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멜버른은 지난 5년간의 부진을 딛고 회복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드니에서는 주택과 유닛 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으며, 주택 가격이 유닛보다 10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멜버른의 주택 가격은 여전히 2021년 12월 고점 대비 5.2%(약 5만 7,200달러) 낮은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즈번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했고, 도메인은 “이전의 가파른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다”고 밝혔다. 유닛 시장 역시 대부분의 수도권 도시에서 둔화세를 보였으며, 멜버른(-3.2%), 퍼스(-0.9%), 캔버라(-5.7%), 다윈(-0.1%)에서는 분기 기준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브리즈번(2.1% 상승)과 애들레이드는 여전히 유닛 가격이 상승 중이며, 시드니와 호바트도 소폭 상승했다. 특히 브리즈번의 유닛 시장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연간 16.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중간가격이 65만 7,645달러로 최고치를 갱신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도메인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생활비 상승 완화, 가계소득 증가, 견고한 고용시장, 그리고 개선된 시장 심리가 주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민 증가세 둔화,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 기준, 그리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외교 정책 불확실성 등은 주택시장 성장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메인은 “대출 상환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이 뚜렷한 성장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