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이 5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의 대출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1분기 물가 상승률에 관계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은 모기지 대출자들에게 5월 금리 인하를 “확정적”이라며 대비를 권고했다. 웨스트팩에 따르면, 5월에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하돼 3.85%가 될 것으로 보이며, 더 큰 폭의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웨스트팩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시 엘리스는 “RBA가 기존의 데이터 기반 정책 기조를 수정하고, 경제 성장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물가 상승률이 다소 실망스러워도 5월 금리 인하는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엘리스는 “노동 시장의 둔화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0.2%포인트의 인플레이션 차이만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한 8월과 11월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며, 5월에 0.25%포인트보다 큰 폭의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 간 긴급 인하나 50bp(0.5%포인트) 인하는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만약 변동이 있다면 “기준금리를 3.75%로 낮추기 위한 35bp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도 “5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핵심 물가지수가 분기별 0.6% 상승해 연간 2.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엘리스는 “호주 중앙은행이 노동 시장의 긴축과 국내 물가 상승 압력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위축될 수 있는 호주 경제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14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125% 관세를 부과했다. 양국 간 무역 합의에 대한 명확한 진전은 없지만, 백악관에서는 다소 유화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
AMP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도 “RBA가 호주 경제 성장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이 주요 이슈였지만, 이제는 미중 무역 전쟁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리버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호주 경제가 130억 호주달러 규모의 둔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MF가 결국 많은 경제학자들의 기존 우려를 공식화한 셈”이라며, “호주 경제 성장 둔화가 인플레이션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