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노동당이 하원에서 압도적 다수당으로 떠오르면서, 국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급속히 재조정되고 있다.
국민호주은행(NAB)은 최근 발표한 경제 업데이트를 통해 호주중앙은행(RBA)이 오는 2025년 8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100bp(1.00%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첫 인하는 이달 20일에 50bp 수준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또는 글로
벌 금융위기(GFC) 이후 최대 규모의 통화완화로, 최근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와 노동시장 리스크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NA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샐리 올드는 최근 지표가 현재의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헤드라인 및 근원 물가 모두 RBA의 목표 범위인 2~3% 내로 진입했으며, 특히 시장 서비스 부문에서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이 관찰됐다.
국내 경제지표 둔화와 맞물려 물가 상승세가 약화되자 NAB는 경제 성장률과 고용에 대한 리스크 분포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하향 조정됐으며, 실업률 최고치 전망도 4.2%에서 4.4%로 상향 조정됐다.
과거 RBA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대응해 온 바 있으며, NAB는 이러한 선례와 현재의 물가 환경이 선제적 대응의 근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NAB는 이번 통화완화 사이클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의 대응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노동당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거 승리도 금융시장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 결과는 정치적 안정성을 높이고 정책 집행력을 강화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NAB는 호주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자유시장·자유무역 중심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정부 개입이 확대되는 새로운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3년간 정부의 경제 개입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NAB는 미국 무역 정책에서 비롯한 잠재적 충격에 대해 호주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호주의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의 5% 미만에 그쳐, 향후 관세 인상 등의 직접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