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간 호주 주택 가격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10년간의 폭발적인 상승률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탤리티(Cotality)의 4월 주택가치지수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은 최근 고점 대비 1.1% 하락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61.6% 상승했다. 멜버른은 고점 대비 5.4% 하락했음에도 지난 10년간 4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는 여전히 최고가를 경신 중이며, 각각 91.2%, 9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퍼스도 55.6% 상승하며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코탤리티의 호주 리서치 책임자 엘리자 오언은 지난 10년간의 가격 상승 배경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저금리 환경, 고용 시장 개선 등을 꼽았다. 특히 팬데믹 시기 대규모 금리 인하가 주택 시장의 장기적 가격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오언은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스와 같은 도시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부분의 상승세가 집중돼 있으며, 이는 팬데믹 이후 인구 증가가 공급 속도를 앞지른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드니는 지난해 9월 최고가를 기록한 뒤 고금리와 주택 구매 여력 제한으로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며, 멜버른, 호바트, 캔버라는 초저금리 시기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ANZ의 경제학자 매들린 덩크는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강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또한 건설업체들이 여전히 높은 비용과 인력난에 직면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계획 및 인허가 지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드니는 현재 호주에서 가장 주택 구매가 어려운 도시로, 저가 주택에 대한 경쟁이 격화되며 이 부문 가격마저 상승하고 있다. 멜버른은 지난 5년간 비교적 많은 주택을 공급하며 다른 도시 대비 상승세가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언은 지난 10년간과 같은 수준의 급등세가 앞으로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주택 가격 상승률을 둔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현재 주거비 부담이 사회적·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앞으로 어떤 위기가 또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주택 가격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 지속가능한 주택 시장 형성을 위해 성장을 다소 완화시키는 정책적 노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