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100만 달러 이상 가치의 주택이 더 이상 고급 주택의 상징이 아닌 보편적인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주택의 3분의 1 이상이 현재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탤리티(Cotality)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으로 호주 전체 주택의 34.4%가 100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2015년 9.7%였던 비율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지역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도시권의 경우 100만 달러 이상 주택의 비중은 10년 전 14.3%에서 현재 41.6%로 확대됐으며, 지방 지역도 같은 기간 0.5%에서 19.4%로 급등했다.
브리즈번의 경우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2015년에는 고작 2.8%의 주택만이 100만 달러 이상이었지만, 2025년 현재 그 비율은 40.2%에 달한다. 현재 브리즈번의 중간 주택 가격은 약 99만 달러로, 연말까지 ‘100만 달러 도시’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시드니는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시로, 전체 주택의 64.4%가 100만 달러 이상이다. 세 침실 주택의 중간 가격은 130만 달러, 다섯 침실 주택은 평균 200만 달러에 달한다. 멜버른은 30.9%, 애들레이드는 27.8%, 퍼스는 25%를 각각 기록하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호바트는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2년에는 100만 달러 이상 주택 비율이 20.3%였으나, 2025년 4월에는 11.9%로 감소했다. 다윈은 여전히 가장 저렴한 도시로, 해당 기준을 넘는 주택 비율이 1.3%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호주의 경제력과 부의 축적을 반영하는 동시에,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탤리티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 연구 책임자는 “주택 가격이 100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일부 호주 가계가 그만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투자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 가격이 임금 상승률을 웃돌면서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상승하고 있으며, 임대 수요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동시에 가계 부채도 크게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가계 부채 대비 소득 비율은 135%로, 10년 전 122%에서 크게 상승했다.
2025년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택 가격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어, 주택 보유자와 비보유자 간의 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과거엔 막대한 돈이었던 100만 달러가 이제는 주택 시장에서 과거만큼의 구매력을 갖지 못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