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두 번째 Optus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긴급전화 시스템 ‘트리플제로(000)’에 대한 독립 조사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이번 장애로 인해 일요일 오전에만 9건의 긴급전화 연결이 실패했으며, 이에 앞선 장애에서는 세 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장애는 뉴사우스웨일스주 Wollongong 외곽 Dapto 지역에서 3시부터 오후 12시 20분까지 발생했으며, 약 4,500명이 영향을 받았다. 이 지역은 Optus가 전국에 보유한 약 9,000개 기지국 중 하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당 통신 담당 대변인 멜리사 맥킨토시는 “이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트리플제로 시스템은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 핵심 인프라이며, 더 이상 관료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제인 휴미 상원의원도 “이제는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미 다수의 조사와 개혁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장관 케이티 갤러허는 “지난해 11월의 Optus 대규모 장애 이후 시행된 권고안 중 일부가 이미 반영됐다”며 “그러나 아직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부 장관 아니카 웰스는 “트리플제로 전담 책임자 신설”이 권고됐으며, 해당 역할은 부서 내에 마련됐지만 아직 인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장애로 확인된 9건의 긴급전화 중 한 명은 다른 전화기를 사용해 구급차를 호출해야 했으며, 일부는 경찰의 확인을 받았고, 일부는 잘못 걸린 전화로 확인됐다. Optus 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한 기지국 오류가 원인으로 보이며, 현재 정식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Optus CEO 스티븐 루는 이번 사태가 “업그레이드 과정 중 절차 미준수”에서 비롯됐다고 인정했다. 앞서 발생한 첫 장애는 파이어월 업데이트 실패로 밝혀졌으며, 이로 인해 서호주, 남호주, 노던테리토리, NSW 등에서 약 600건의 트리플제로 통화가 차단됐다. 해당 장애는 세 명의 사망과 연관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SW 야당 대표 마크 스픽맨은 “이미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또다시 긴급전화 장애가 반복됐다. SingTel은 지금이 경영진의 역량을 재점검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싱가포르 국영 통신기업 SingTel의 CEO 유엔 콴 문은 Optus 이사회 멤버로서 통신부 장관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웰스 장관은 이번 면담이 “호주 국민에게 신뢰를 회복할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Optus는 더 큰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다가오는 재해 시즌을 앞두고 트리플제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통신당국 ACMA를 통해 추가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Optus와 SingTel 측은 정부와의 협조를 약속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