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단행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부동산 시장은 식지 않고 있다. 시드니와 멜버른 같은 대도시의 성장세는 다소 정체된 양상이지만, 퍼스와 브리즈번, 다윈 등 중소 규모 주도들과 지방 지역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국적인 주택 가격을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코탈리티(Cotality)가 발표한 2026년 1월 31일 기준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8% 상승했으며 연간 성장률은 9.4%를 기록했다. 전국 주도의 평균 주택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퍼스는 한 달 사이 2% 급등하며 연간 18.5%라는 압도적인 상승 폭을 보였고, 다윈은 연간 19.7% 성장하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시드니0.2%와 멜버른0.1%은 각각 129만 달러와 83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역별 ‘이속화(Two-speed)’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극심한 매물 부족을 꼽았다. 제라드 버그 코탈리티 리서치 팀장은 “퍼스의 매물 수준은 5년 평균보다 48%나 낮고, 브리즈번(-31%)과 애들레이드(-23%)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며 “구매자들이 한정된 매물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완전히 판매자에게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서 호주의 경우 급격한 인구 유입에 비해 신규 건설 활동이 제약된 점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 반면 시드니와 멜버른은 신규 매물 등록이 각각 9.7%, 12% 증가하며 공급에 숨통이 트였고, 이로 인해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이 시장에 즉각 반영되며 상승세가 억제되었다.
| 도시명 | 월간 상승률 | 연간 상승률 | 주택 가격 중앙값 (Median) |
| 퍼스 (Perth) | 2.0% | 18.5% | $961,898 |
| 브리즈번 (Brisbane) | 1.6% | 15.7% | $1,054,555 |
| 다윈 (Darwin) | 1.5% | 19.7% | $602,870 |
| 애들레이드 (Adelaide) | 1.2% | 9.7% | $914,203 |
| 호바트 (Hobart) | 0.5% | 7.0% | $722,333 |
| 시드니 (Sydney) | 0.2% | 6.4% | $1,290,537 |
| 멜버른 (Melbourne) | 0.1% | 5.4% | $830,371 |
| 전국 평균 | 0.8% | 9.4% | $912,465 |
단독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닛(아파트 등) 시장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도 뚜렷하다. 브리즈번의 경우 유닛 가격이 지난 1년간 20.3% 급등하며 단독주택 상승률을 앞질렀다. REA 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엘리너 크레이는 “내 집 마련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구매자들이 위치나 부동산 형태를 타협해 더 저렴한 옵션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방 도시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입스위치(19.7%), 로건(19.0%), 투움바(18.2%) 등 브리즈번 인접 지역과 주요 거점 도시들은 대도시의 가격 부담을 피해 온 구매자들로 인해 연간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5% 보증금 제도’ 역시 시장 하단부를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다. 경제학자 크리스 리처드슨은 “진입 장벽이 낮은 저가 주택들이 지난 1년간 12% 이상 상승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며, 이는 전국적으로 약 7만 5,000달러의 자산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멜버른의 경우 시드니의 높은 가격을 피한 투자자들이 ‘구매’를 위해 다시 유입되고 있으며, 이들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젊은 가족들과 매수 경쟁을 벌이면서 정체된 가격 속에서도 뜨거운 경매 열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시장의 최대 변수는 추가 금리 인상 여부다. 오는 5월 호주 중앙은행(RBA)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조급함과 “상환 부담 때문에 관망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크리스 리처드슨은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지속한다면 단기적인 기대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2026년 내내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겠지만, 자산 가치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