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워킹홀리데이를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굉장히 즉흥적인 결정이었어요.
한국에서 관광 마케팅 일을 하고 있었고, 안정적인 길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었는데, 추석 연휴 전에 이직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계속 가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한테 그냥 장난처럼 “나 워홀 다녀올까?”라고 던졌던 말이 현실이 됐고, 2주 만에 워홀을 결정해서 호주로 오게 됐어요.
계속 고민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부딪혀 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Q. 왜 브리즈번을 선택했나요?
처음엔 호주를 다녀왔던 친구들이 저랑 브리즈번이 안 맞을 거라고 말렸어요.
더 활기넘치고 바쁜 도시인 시드니나 멜번을 추천했죠. 그래도 워홀을 시작하기에는 브리즈번이 적응하기 좋다는 말에, 이 역시 다소 즉흥적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3개월 정도 지났는데, 1개월 차에는 생각보다 지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호주 오자마자 어떻게 일자리를 구했나요?
한국에서 이미 이력서를 다 준비해 왔어요.
한국에서부터 온라인으로 지원했고, 호주에 왔을 때 바로 연락이 왔어요. 호주 도착 3일 만에 트라이얼과 인터뷰 기회들을 얻었고, 지금 다니고 있는 오지 레스토랑은 호주에 온 지 2주만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많이들 한인잡부터 시작하는데, 저도 고민했지만 그냥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고 생각보다 쉽게 일자리를 구한 편이었습니다.
호주는 연말 휴가가 길다 보니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12~1월에는 호주에 오지 말라는 말도 들었고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연말에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하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잘 구할 수 있었습니다.
Q. 한국 경력이 도움이 됐나요?
네, 생각보다 도움이 됐어요. 이 역시 많은 사람들이 한국 경력은 도움이 안 된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제 경우는 달랐습니다.
한국에서 메리어트 호텔에서 약 1년간 근무했던 경험을 이력서에 포함했는데, 호주에서도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이다 보니 인터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신뢰를 주는 요소가 되었어요. 또한 아웃백에서 근무하며 한 달 만에 ‘이달의 서버’로 선정됐던 경험도 함께 적었습니다. 브랜드 자체보다도 실제 서비스 경험과 고객 응대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관광 마케팅 업무도 담당했어요. 한국관광공사/인천관광공사 등 지자체 SNS 운영을 맡았고, 스타필드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 운영, 외국인 방문객 대상 팸투어 기획 및 인솔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마케팅과 호스피탈리티는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경험이라는 점에서는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어요. 실제로 호주에서 서비스 직종 인터뷰를 볼 때도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큰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Q. 현재는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지금은 3잡을 하고 있어요. 시티 레스토랑에서 일주일에 약 20~25시간, 뉴스테드에 있는 타이 음식점에서 약 10~12시간, 그리고 주말에 시간이 빌 때마다 쉬프트 오퍼가 오면 썬콥 스타디움에서 Corporate F&B Attendant 로 일하고 있답니다! 현재는 이렇게 모두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연말에 바빴던 레스토랑 일은 쉬프트가 점점 줄어들면서 조금씩 스트레스를 받았고, 1월에는 공고도 거의 올라오지 않아 앱만 계속 보게 되면서 흔들리는 느낌도 있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이제는 처음보다 훨씬 정착된 느낌으로 호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요?
아무래도 웨이터라는 직무 특성상 오랜 시간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하루 7~8시간 정도 근무하는 날에는 걸음 수가 30,000보를 훌쩍 넘는 경우도 많아서,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요. 첫 출근날 스파클링 와인을 서빙하다가 손님께 쏟는 실수를 한 적이 있었어요. 기념일을 맞아 방문하신 테이블이어서 제 실수로 소중한 순간을 망친 것 같아 정말 많이 속상했습니다. 계속 사과드리고 바로 매니저에게 상황을 보고했는데, 다행히 손님과 매니저 모두 괜찮다고 말해 주셨어요.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여러 음료를 한 번에 트레이에 담아 나르는 방법이나 균형 잡는 요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단순히 ‘서빙’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동료들에게 직접 물어보며 왜 트레이가 흔들리는지, 어떻게 잡아야 안정적인지 하나씩 배웠어요. 노하우를 익힌 뒤로는 같은 실수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무겁고 큰 접시 세 개를 동시에 드는 것도 버거웠고, 8인 테이블 음료를 한 번에 나갈 때는 긴장될 정도였지만, 지금은 점점 익숙해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Q. 호주로 올 때 영어는 걱정하지 않았나요?
한국에 있을 때 토익 900점 성적을 받았고 한국식 시험 영어에는 익숙했지만, 실제 스피킹은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호주에 와서는 익숙하지 않은 호주식 악센트와 빠른 말투 때문에 처음에는 알아듣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비교적 외향적인 성격이라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만들어 왔던 경험이 있어요. 언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과 소통하려는 태도와 성격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지만, 피하지 않고 계속 부딪혀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호주에 있는 동안 몇 가지 꼭 도전해 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먼저 바리스타 일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카페 문화가 일상처럼 자리 잡은 나라에서 커피를 배우고,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을 넘어 현지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원래 여행 콘텐츠를 만들어 왔는데, 이제는 여행뿐 아니라 워킹홀리데이에서의 순간 순간들도 영상으로 기록해 보고 싶어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 가는 과정이나 예상하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게 담아보고 싶습니다.
사실 출국한 날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어요. 그때의 감정과 사진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 시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해 에세이로 출간해 보는 것이 작은 목표입니다.
Q. 일자리 구하는 나만의 꿀팁은?
이력서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오는 걸 추천해요. 그리고 호주에 오기 1~2일 전부터 온라인 지원을 시작해 보세요. 생각보다 연락이 오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미 호주에 계신 분들이라면 온라인으로 먼저 지원한 뒤, 해당 매장을 직접 방문해 “이력서를 직접 전달하고 싶어서 왔다”고 한 번 더 인사하는 방법도 효과적이었어요.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여드리면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이렇게 온·오프라인으로 두 번 지원했던 곳들은 대부분 인터뷰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트라이얼에 가게 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밝은 태도와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느꼈습니다.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기보다, 배우려는 자세와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 지금 워홀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워킹홀리데이는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12개월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완전히 정해진 것은 아니고, 앞으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지만 계속 움직이면서 제 길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느껴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오래 고민하기보다 직접 부딪혀 보는 방식이 더 잘 맞았고, 그래서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말에는 호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오히려 저에게는 가장 기회가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정말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 워홀을 고민하고 있다면, 너무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기보다 한 번쯤 직접 부딪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