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택시장의 침체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고가 주택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분석업체 Cotality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시드니는 7월 한 달 동안 1.4% 하락하며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상위 25%에 해당하는 고가 주택은 1.8% 떨어지며 일반 주택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였다.
멜버른도 1.2% 하락했으며, 그동안 비교적 견조했던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 역시 각각 0.6%, 0.2% 하락했다. 퍼스는 0.1% 상승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냈다.
Cotality는 기존에 보합 또는 소폭 상승으로 발표했던 6월 브리즈번·애들레이드·퍼스의 집값도 재분석 결과 실제로는 모두 하락한 것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otality의 리서치 책임자 제라드 버그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강세를 보였던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까지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주택 수요 둔화가 이제 중간 규모 도시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과 투자용 부동산 세제 혜택 축소, 연료비 상승,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 등이 꼽힌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가격 하락이 이어지자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우려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도자 역시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전국 경매 낙찰률은 10주 연속 55%를 밑돌았고, 주요 도시의 신규 경매 물량도 약 20% 감소했다.
특히 고가 주택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국적으로 상위 가격대 주택은 최근 3개월 동안 3.2%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은 같은 기간 0.3% 상승했다.
시드니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주택가격이 4% 하락했으며, 7월 한 달 동안 고가 주택은 1.8% 떨어졌다.
버그는 현재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며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준금리 인하 또는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실한 신호”라며 “매수자들이 다시 시장에 들어와도 된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이러한 조정이 앞으로도 수개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주택 건설비와 서비스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호주중앙은행(RBA)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 배런조이(Barrenjoe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맥메나민은 현재 주택시장 하락의 약 30%는 연방정부의 투자 부동산 세제 개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제 변화 자체보다도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시장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주택시장 하락은 신규 매물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바닥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시드니를 중심으로 신규 매물과 경매 물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급이 줄어들면 시장이 점차 균형을 되찾고 이후에는 경제 여건에 따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