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에서 산모가 자택 출산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응급신고(Triple Zero·000)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되면서 의료 과실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브리즈번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서 의사 로빈 메리 제임스(Robyn Mary James·67)는 2017년 입스위치에서 발생한 비키 버틀러(Vicki Butler·41) 씨의 사망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버틀러 씨는 임신 중 담당 의사였던 제임스에게 “상황이 심각해지면 연락하겠다”고 미리 알렸으며, 출산 당일 새벽 이상 증상을 느껴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의사는 아기가 태어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의료 장비도 가져오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는 오전 6시 40분경 걸려온 000 신고 녹음이 재생됐다. 녹음 속에서 제임스는 자신을 “친구(friend)”라고 소개하며 “숨을 잘 쉬지 못하고 있다”, “매우 창백하다”고 설명했고, 이어 “비키, 정신 차려”라고 외치며 산모를 깨우려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응급상황실 직원은 산모의 호흡 상태를 확인한 뒤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전화로 안내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버틀러 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같은 날 결국 숨졌다. 사인은 태반 일부가 자궁에 남아 발생한 산후 출혈(Postpartum Haemorrhage)에 따른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제임스가 태반이 완전히 배출됐는지 확인하는 기본적인 검사를 하지 않았고, 산모의 상태가 악화되는 동안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의사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사망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배심원들에게 사건 당시의 상황을 사후적 관점에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재판 과정에서 제시되는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재판은 약 10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자택 출산 과정에서 의료인의 주의 의무와 응급 대응 기준을 둘러싼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