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주택 부족 문제를 이해하려면 단순한 인구 증가보다 ‘한 가구에 몇 명이 사는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구가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더라도 가구당 거주 인원이 줄어들면 필요한 주택 수는 훨씬 빠르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분석가이자 개발업자인 제임스 피츠제럴드는 호주 인구조사(Census)에서 주목해야 할 수치는 전체 인구뿐 아니라 ‘가구당 평균 인원’이라고 지적했다.
호주의 평균 가구원 수는 2016년 2.6명에서 2021년 2.5명으로 감소했다. 0.1명 감소에 불과해 보이지만 전국 수백만 가구에 적용하면 영향은 상당하다. 피츠제럴드는 이 같은 변화만으로도 약 100만 채의 추가 주택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호주의 주택 수요가 이민이나 전체 인구 증가뿐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 거주하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구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4.4%에서 25.6%로 증가했다. 반면 여러 명이 함께 거주하는 그룹형 가구는 4.3%에서 3.9%로 감소했고 가족 가구도 71.3%에서 70.5%로 낮아졌다.
다만 2021년 인구조사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국경 봉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 특수한 시기에 실시됐다. 이에 따라 다음 인구조사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었는지, 장기적인 주거 형태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호주인들의 1인 거주 선호가 높아졌는지, 가족 규모가 계속 작아지고 있는지, 높은 주택가격과 생활비 부담이 가구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인구 증가 자체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호주는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약 200만 명이 증가했으며 이후 최근까지 약 260만 명이 추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로 인구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970년 약 1,250만 명이었던 호주 인구는 약 50년에 걸쳐 1,250만 명이 늘면서 2020년 약 2,500만 명에 도달했다. 하지만 다음 1,250만 명 증가는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2040년대 중반에는 약 3,750만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과거 50년에 걸쳐 늘었던 규모와 비슷한 인구가 앞으로 약 25년 만에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인구 증가와 가구원 수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 호주 도시의 주거 형태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호주에서는 넓은 토지의 단독주택이 대표적인 주거 형태였다. 1970년에는 호주인의 약 90%가 독립형 단독주택에 거주했지만 이 비율은 2016년 약 75%, 2021년에는 72%까지 낮아졌다.
반대로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등 고밀도 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과 구입 능력 악화, 인구 증가, 생활방식 변화가 겹치면서 고밀도 주거 형태로의 전환이 더욱 빨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표될 인구조사 결과가 단순히 호주 인구가 몇 명인지를 넘어 실제 주택 수요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평균 가구원 수가 추가로 감소하고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졌다면 인구 증가만으로 계산한 것보다 훨씬 많은 주택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호주의 주택 부족 문제를 이해하려면 ‘호주에 몇 명이 살고 있는가’뿐 아니라 ‘한 채의 집에 몇 명이 함께 살고 있는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인구 증가와 함께 가구 규모가 계속 축소될 경우 신규 주택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택가격과 임대료에 대한 구조적인 압력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