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의 5월 예산안 발표 이후 빅토리아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자 이탈이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투자용 주택을 처분하는 집주인의 비율이 새로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자의 거의 두 배에 달하면서 임대주택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Ray White Victoria의 최근 경매 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 가운데 투자자는 16%에 불과한 반면, 매도자의 30.5%는 투자용 주택을 처분하는 집주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Luke Banitsiotis 수석 경매사는 “매도하는 투자자가 매수하는 투자자의 거의 두 배”라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의 투자자 이탈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REA Group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 전체 주택 매매의 약 29%가 투자자 매물이었으며, 2018년 약 15%의 두 배에 가까웠다. 당시 토지세 변경과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말부터는 멜버른 주택가격이 시드니와 브리즈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타주 투자자들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연방 예산안에서 네거티브 기어링 혜택과 기존 양도소득세(CGT) 할인에 변화가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ABS 자료에 따르면 6월 분기 빅토리아에서 투자 목적으로 실행된 주택대출은 9,760건이었다. 이 가운데 343건은 첫 주택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하는 ‘렌트베스팅(rentvesting)’을 선택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의 대출이었다. 같은 기간 일반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대출은 9,407건으로 투자자 대출 규모에 근접했다.
향후 투자자 대출이 추가로 감소할 경우 올해 말 이전에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대출이 투자자 대출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Real Estate Institute of Victoria(REIV)의 Toby Balazs 최고경영자는 이를 젊은층의 내 집 마련 여건이 개선됐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첫 주택 구매가 크게 늘었다기보다 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Balazs CEO는 빅토리아의 세금과 부동산 규제에 연방정부의 정책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미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 활동 감소가 세입자들에게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Real Estate Buyer’s Agents Association of Australia 빅토리아 지부의 Matthew Scafidi 회장은 연방 예산안이 발표된 5월 12일 이후 투자자 문의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올해 초 고객의 약 30%가 투자용 부동산을 찾았지만 예산 발표 이후 투자 목적의 구매 문의를 한 건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실거주 구매자들이 검토하는 주택 가운데 상당수가 이전까지 임대주택으로 사용됐던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주택이 실거주자에게 판매되면 전체 주택 수는 변하지 않지만 임대시장에서는 한 채의 공급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멜버른의 임대주택 부족과 임대료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편 멜버른의 전체 주택 매매시장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REA Group이 집계한 443건의 경매 가운데 54.4%가 매매로 이어졌으며, 경매 낙찰률도 최근 3월 이후 가장 좋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시장 회복과 별개로 투자자들의 참여는 여전히 크게 위축돼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이탈이 장기화될 경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매입 기회가 늘어날 수 있지만,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이라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