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투자자들이 기존 주택보다 신축 주택으로 눈을 돌리면서,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구매 예산을 낮춰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축 주택을 찾기 시작하면서, 첫 주택 구매자들이 주로 진입하는 가격대까지 투자 수요가 내려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주택 가격 자체보다는 신축 주택에 세제 혜택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라 기존 주택 투자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과 양도소득세(CGT) 혜택이 제한되는 반면, 신규 주택에는 관련 혜택이 유지된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신축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제 혜택이 줄었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대신, 기존에 구입하던 비교적 비싼 기존 주택 대신 가격이 낮은 신축 주택으로 투자 대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 100만~120만 달러 상당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던 투자자가 세제 혜택을 고려해 구매 예산을 60만~75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고 신축 타운하우스나 아파트, 하우스 앤 랜드 패키지를 선택하는 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구매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신축 주택을 선택함으로써 세제 혜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가격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이 집중적으로 찾는 시장과 겹친다는 점이다. 퀸즐랜드의 3만 달러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보조금(First Home Owner Grant) 역시 일정 가격 이하의 신규 주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자와 첫 주택 구매자가 같은 신축 주택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호주통계청(AB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퀸즐랜드에서 신규 주택 건설을 위한 투자자 대출은 2026년 6월 분기 1,877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oan Market 자료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퀸즐랜드 전체 투자자 대출 신청은 3월부터 7월 사이 31.8% 감소했지만, 신규 주택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 비중은 5월 5.4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수요는 특히 투움바, 입스위치, 쿠메라, 칼룬드라 웨스트 등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고 신규 개발이 활발한 외곽 성장지역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오프더플랜 타운하우스와 하우스 앤 랜드 패키지 등에서 투자자와 첫 주택 구매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퀸즐랜드의 오프더플랜 대출도 730건으로 전 분기보다 47% 증가했다. NSW의 오프더플랜 투자자 대출은 727건, 빅토리아는 549건으로 두 지역 역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퀸즐랜드의 오프더플랜 주택 투자자 평균 대출액은 71만6,712달러, 전체 주택 건설 대출 평균은 74만3,95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첫 주택 구매자들이 많이 찾는 신축 주택 가격대와 상당 부분 겹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축 주택에 세제 혜택을 집중해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정책 자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저가 신축시장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더 높은 가격대에서 움직이던 투자자들이 구매 예산을 낮춰 신축시장으로 내려오면서 첫 주택 구매자들의 선택지가 줄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투자자들이 기존 주택 구매를 줄일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도심지역에서 투자용 기존 주택의 매입이 감소하면 임대물량 부족으로 이어져 임대료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세제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투자처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주택에서 신축 주택으로, 높은 가격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그동안 첫 주택 구매자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