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와 주택가격 하락에도 호주 가계지출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7월 가계지출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보다 1.1% 증가한 823억3,830만 달러를 기록했다. 5월 1.2%, 6월 1.0%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7.0% 늘어 2023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6월의 큰 폭 증가 이후 소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비스 지출이 1.5% 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고 상품 지출도 0.7% 증가했다. 오락·문화 지출은 스포츠 행사와 영화 관람 등의 영향으로 1.5% 늘었으며 의류·신발은 1.6%, 보건은 1.2%, 호텔·카페·식당은 1.1% 증가했다.
필수 지출과 선택 지출도 모두 증가했다. 재량적 지출은 1.0%, 비재량적 지출은 1.1% 늘었다. 식료품과 의료 서비스, 자동차 수리·정비 비용 등이 필수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쳐 생활비 상승과 실제 소비활동 증가가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서호주가 1.5% 증가해 주요 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빅토리아 1.3%, 퀸즐랜드 1.1%, 뉴사우스웨일스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는 각각 0.7% 증가했다. 노던테리토리는 2.2%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퀸즐랜드도 전국 평균 수준의 증가세를 보여 높은 대출 부담에도 소비가 아직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강한 소비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은 높은 금리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고 있지만 가계지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현재 금리가 수요를 충분히 낮추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최근 물가 지표에 이어 강한 소비까지 확인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절반 수준까지 반영됐으며 연말까지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모두 가격에 반영됐다. 이에 호주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단기 국채 선물 가격은 하락했다.
다만 지출 증가가 모든 가계의 형편이 개선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통계는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으로 같은 상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한 부분도 포함된다. 고소득층이나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가구가 전체 소비를 끌어올리는 반면 대출 부담이 큰 가구와 저소득층은 이미 외식이나 대형 구매를 줄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소비 증가가 실제 거래량 확대인지 가격 상승에 따른 명목 증가인지가 중요하다. 인구 증가와 임금 상승, 누적 저축뿐 아니라 스포츠 행사와 영화 개봉 등 일회성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중앙은행은 1인당 실질지출과 카드사용, 소매판매, 기업 매출 등을 함께 살펴 실제 소비 수요의 강도를 판단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높은 금리와 주택시장 약세에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보다는 추가 인상이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소비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금융비용 상승 가능성은 부담이다. 외식과 여가·문화 분야의 매출 기회가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임대료와 인건비, 대출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어 업종과 고객층에 따른 소비 변화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