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하면서 올해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5% 상승해 6월의 3.8%보다는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 3.3%를 웃돌았다. 특히 호주중앙은행이 중요하게 보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은 3.6%에 머물러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4.35%로 유지한 중앙은행의 향후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앙은행은 올해 이미 세 차례 금리를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으나 일부 위원들은 물가가 예상만큼 빠르게 낮아지지 않을 경우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물가 상승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났다. 연료세 인하 조치 종료로 7월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만에 7.5% 뛰었다. 주택 건설비는 전년 대비 5.7%, 임대료는 3.6% 상승했으며 외식과 포장 음식 가격도 4.5% 올랐다. 인건비와 자재비, 운영비 상승에 더해 7월부터 오른 최저임금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의 금리 전망도 바뀌고 있다. 11월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지만, 물가 압력이 계속될 경우 중앙은행이 9월 회의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조적 물가가 3%대 중반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추가 대응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금리 인상은 가계와 부동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는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월 상환액이 늘어나며,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는 가구 역시 더 높은 상환 부담을 마주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대출 가능 금액 감소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구매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사업자들도 임금과 임대료, 금융비용, 원재료비가 동시에 상승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면 소비 수요가 약해질 수 있고,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한다. 중앙은행은 특히 이러한 비용 상승이 서비스 가격과 임금에 장기간 고착되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향후 금리 방향은 물가뿐 아니라 고용과 소비, 임금, 분기 물가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물가 발표로 빠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한층 멀어졌다. 중앙은행이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물가가 확실히 안정될 때까지 높은 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 전망 변화는 은행의 고정금리와 예금금리, 기업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차주들은 다음 금리 결정을 예상하기보다 고정·변동금리의 비용 차이와 중도상환 조건, 향후 현금흐름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가 상승률이 3.5%로 낮아졌지만 중앙은행 목표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특히 주거비와 외식비 등 쉽게 내려가지 않는 항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가 얼마나 빠르게 둔화하는지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