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합이 불법 담배시장을 줄이겠다며 담배 소비세를 80% 낮추는 방안을 내놓자 호주 정치권과 보건계에서 거센 논쟁이 벌어졌다. 계획대로라면 일반 담배 한 갑에 붙는 소비세가 약 30달러에서 6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 야권은 합법 제품의 가격을 크게 낮춰 범죄조직이 장악한 불법 판매망의 수익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구상이다.
대책에는 전자담배와 니코틴 파우치를 합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 국경수비대와 연방경찰 등 단속기관에 2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야권은 현재 불법 담배가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세율을 유지한 채 단속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가격 차이를 노리는 범죄조직을 막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호주의학협회와 암 예방단체, 금연 전문가들은 담배를 싸게 만드는 정책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공중보건 성과를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다시 높아지고, 전자담배와 니코틴 제품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새로운 중독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담배의 실질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소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불법 거래의 심각성은 인정하면서도 가격 인하가 해결책이라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불법 담배가 합법 제품보다 싸다는 이유로 세금을 대폭 낮추면 범죄조직이 다시 가격을 조정할 수 있고, 합법 담배 소비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속과 세관 관리, 유통망 추적을 강화하면서 흡연 자체를 줄이는 기존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논쟁의 핵심은 범죄 억제와 건강 보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불법 시장을 줄이면서도 흡연율을 높이지 않을 수 있는 정책 조합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담배 판매 허가제, 공급망 추적, 현금거래 단속, 불법 점포 폐쇄와 처벌 강화가 함께 거론된다. 전자담배를 규제 시장에 포함할 경우 판매 장소와 연령 확인, 광고 제한을 얼마나 엄격히 적용할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이번 제안은 생활비 부담과 조직범죄, 공중보건이 한꺼번에 얽힌 정치적 시험대가 됐다. 소비자는 담배 가격이 낮아지는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흡연 관련 질병과 의료비가 늘면 장기적인 사회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앞으로 의회와 선거 과정에서는 세수 전망보다 실제 흡연율과 불법시장 규모를 어떻게 측정하고 검증할지가 정책의 설득력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