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호주의 주택 가격 순위가 크게 변동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시드니가 가장 높은 중간 주택 가치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멜버른, ACT, 브리즈번이 따랐다. 당시 퍼스는 다윈에 이어 중간 주택 가치가 가장 낮은 7위에 자리했으며, 애들레이드가 그다음이었다.
하지만 2024년 8월에는 멜버른의 중간 주택 가치가 77만 6,000달러로 8대 주요 도시 중 6위로 올라섰으며, 다윈(50만 4,000달러)과 호바트(65만 5,000달러)가 뒤를 이었다. 현재 시드니와 멜버른의 중간 주택 가치 차이는 52.1%로, 이는 1999년 6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시드니는 여전히 118만 달러로 가장 비싼 중간 주택 가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형 도시들과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중간 주택 가치 차이는 35%로, 2013년 7월 이후 가장 좁은 격차다. 애들레이드와의 차이도 49%로 2013년 5월 이후 가장 좁았으며, 퍼스와의 50.3% 차이 또한 2015년 6월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지난 5년간 호주의 전체 주택 가치는 47.9% 상승했으나, 도시별로는 큰 차이가 있었다. 퍼스는 2019년 8월 이후 76.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상승했으며, 브리즈번은 71.5%, 애들레이드는 70.8% 상승했다. 반면, 멜버른은 19.8%, 시드니는 43.1%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중형 도시들의 주택 가치 급등이 중간 주택 가치 순위 변동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지난 12개월 동안에도 도시별 주택 시장의 차별화된 조건이 이어졌으며, 연간 성장률에서 25.6% 포인트의 격차는 2006년 광업 붐 당시 이후 가장 큰 차이다.
팬데믹 이후 주택 가격 변화 속도의 차이는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먼저 인구 이동 패턴에서 주별 차이가 뚜렷했다. 멜버른은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밀어내기’ 요인으로 작용했고,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는 멜버른을 떠난 사람들로 혜택을 받았다. 남호주(SA)와 서호주(WA)는 팬데믹 기간 동안 오랜만에 긍정적인 순이주를 기록했다. 2023년 말까지의 국내 이주 데이터에 따르면 빅토리아로의 순이주는 여전히 약간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주택 공급 역시 성장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 빅토리아주는 지난 10년간 다른 주나 테리토리보다 훨씬 많은 주택을 공급했고, ACT는 높은 비율의 아파트 완공이 이어지고 있다.
중형 도시들은 팬데믹 이전까지 주택 가격 상승이 시드니와 멜버른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덜 부담스러웠다. 퍼스와 애들레이드의 중간 주택 가치가 멜버른을 앞지른 주요 원인은 주택 유형의 차이에 있다. 퍼스와 애들레이드의 경우 단독 주택 비율이 높은 반면, 멜버른은 아파트 비율이 높아서 전체 거주용 부동산 중간 주택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된다. 2024년 8월 기준으로 멜버른 주택 재고의 33%가 아파트로, 이는 브리즈번의 25%, 애들레이드와 퍼스의 16%보다 훨씬 높다. 시드니의 경우 아파트 주택 비율이 39%에 달해 멜버른보다 높지만, 단독 주택 가격이 여전히 매우 높기 때문에 전체 중간 주택 가치는 시드니가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