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Weekly – 퀸즐랜드 일요신문

중국 부동산 위기, 호주 주택 시장에 경고 신호

호주의 경제적 행운이 중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은 많은 호주인들에게 익숙한 사실이다. 그러나 호주는 여전히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에서 비롯된 중요한 경고 신호를 간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고 신호는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대대적인 위기를 겪어왔다. 특히 Evergrande와 같은 대형 개발업체들이 막대한 부채와 미완공된 유닛들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동산 붕괴는 호주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아야 할 사안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Barclays Bank의 보고서는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누적 자산 손실을 약 18조 달러(미화 기준, 약 29조 호주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 가구당 약 60,000달러(약 100,000 호주달러)에 달하는 손실로, 이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호주 가구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규모다.

이러한 손실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부동산 붕괴로 인한 가계 자산 손실을 초과한다. 현재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에 있다. 개발업체들은 신규 주택 판매 감소로 약 3년치 아파트를 매도하지 못한 상태이며, 같은 기간 동안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토지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미분양 주택은 약 8천만 유닛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호주에 있는 모든 주택 수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이러한 과잉 공급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다. Kenneth Rogoff와 Yuanchen Yang의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건설 부문이 중국 경제 생산의 약 31%를 차지했으며, 이는 부동산 붕괴 직전 미국 GDP의 건설 부문 비중보다 50% 이상 높다. 이 비율은 과거 부동산 붕괴를 경험한 스페인과 아일랜드와 비슷하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호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 건설은 철강을 대량으로 소비하며, 호주는 철광석과 제철용 석탄의 주요 공급국이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는 호주의 국가 소득과 세수에 악영향을 미쳐 연방 예산 적자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호주 달러 가치는 62센트 이하로 하락하며 2000년대 초반 이후 위기 시기에만 보였던 수준에 도달했다.

호주 내부적으로도 주택 시장은 중국과 유사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호주의 주택 가격은 급등했으며, 주요 도시에서 주택 가격 대비 소득 비율과 초기 자금 마련의 문턱은 대부분의 구매자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고소득자나 가족 자산 지원을 받는 소수의 경우에만 접근 가능한 시장으로 변모했다. 호주 가계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두 배에 달하며, 이는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부 부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주택 비용은 출산율 감소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호주 역시 중국처럼 아이를 덜 낳고 더 늦게 낳는 경향이 뚜렷하다.

호주의 주택 시장은 여전히 과잉 공급보다는 공급 부족이 주요 문제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민이 중단되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급격히 변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구 증가가 멈추면 시장 상황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로 인해 호주의 국가 소득, 경제 성장, 연방 예산 및 호주 달러 가치가 타격을 입으면, 이는 호주의 주택 시장 붕괴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을 형성할 수 있다. Reserve Bank와 연방 정부가 다시 강력한 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위기는 현실이 될 위험이 있다.

호주는 중국의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국의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되새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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