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주요 경기장 계획이 공식 발표된 지 사흘 만에, 일부 부동산 업계는 경기장 인근 지역을 ‘올림픽 중심지’로 명명하며 매물 홍보에 나서고 있다.
David Crisafulli 퀸즐랜드 주총리는 이번 주 브리즈번 Victoria Park에 6만 3,000석 규모의 신규 스타디움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며 수년간 이어진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와 함께 인근 Spring Hill에는 국가 수영 센터가 새로 지어지며, 퀸즐랜드 남동부 전역은 물론 북부의 Cairns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경기장 인접 지역인 Kelvin Grove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물 광고에는 “미래의 올림픽 부지에서 불과 몇 걸음 거리”라는 문구가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 Jacob Pirrone은 이번 발표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구체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정 교외 지역을 짚어가며, 수요와 노출이 거의 확실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도심 인접 지역의 경우 임차인 비중이 매우 높아 앞으로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퀸즐랜드 부동산협회(Real Estate Institute of Queensland)의 CEO Antonia Mercorella는 이러한 광고가 벌써 등장한 데 대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이번 올림픽을 마케팅 기회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올림픽 개최지는 물론, 그 외 주요 인프라 사업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Mercorella CEO는 과거 올림픽 개최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이 지역마다 달랐음을 지적하면서도, “기반 시설 확충과 함께 주택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2020년 이후 81%의 집값 상승을 경험한 퀸즐랜드 지역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올림픽이 직접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퀸즐랜드대학교(UQ)의 재무학 교수 Shaun Bond는 “올림픽은 해당 도시가 국제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교육 및 자연환경 등 다양한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라며, 이런 이미지와 인프라 확장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경기장 인근 교외의 중간 주택 가격은 66% 이상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Bond 교수는 당시 경제 전반의 호황이 가격 상승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올림픽 인프라 계획에는 새로운 철도 및 역 건설, 브리즈번 시내 버스 노선 확장, Pacific Motorway 업그레이드, 브리즈번-골드코스트 간 고속철도 구축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주택 임차인 보호단체인 Tenants Queensland의 CEO Penny Carr는 저소득층 임차인이 밀려나는 현상을 우려하며, 무분별한 퇴거 제한 및 임대료 인상 제한과 같은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그렇지 않으면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임대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림픽이 호주의 도시 인프라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주거 안정성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마련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