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튼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호주 건강보험제도의 허점 때문에 50만명에 가까운 호주인이 비용 부담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아프고 가난한 호주인 수십만명이 보건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그래튼연구소 보고서 ‘Not so universal: How to reduce out-of-pocket healthcare payments(그렇게 보편적이지 않아: 환자부담 보건비용을 줄이는 방법)’에 따르면 저소득층 환자들은 메디케어 혜택 공백과 전문 의료진이 부과하는 높은 진료비 때문에 의료 사각지대에 몰려있다.
호주의 보편적 건강보험제도인 메디케어는 부유하건, 가난하건 모든 호주인이 보건 헤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대부분 목적을 달성해 왔다. 공립병원 진료는 무료이며 병원 외 절대 다수 서비스도 ‘벌크빌’로 정부에서 부담해 환자가 진료비를 전혀 내지 않는다.그러나 메디케어도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그래튼 연구소에 따르면 2020-21년 50만명에 육박하는 호주인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전문의를 보러가지 않거나 미루고, 비용 때문에 처방약을 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체적으로 호주인은 병원 이외 의료서비스와 PBS(의약품급여제) 등재 의약품에 자비로 70억 달러 정도를 지출한다.
보고서 저자는 일부 서비스의 경우 진료비 정부 부담율(벌크 빌링)은 너무 낮고 환자부담 진료비는 너무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보건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빈곤층과 만성질환자가 보건제도의 혜택을 제일 받지 못하고 있는 딜레마 상황이라는 것이다.이는 당사자들에게 나쁘지만 납세자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사람들이 받아야할 진료를 미루거나 빠트리면, 질병이 악화되어 결국 병원에 가게 되어 정부의 보건 지출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보고서는 전문의가 부과하는 진료비가 환자부담금이 높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립병원 외래 진료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기 때문에 많은 호주인들은 어쩔 수 없이 민간 전문의를 찾게 된다. 그러나 진료비가 규제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민간 전문의들은 메디케어 수가 이상으로 진료비를 부과한다.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피부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안과 전문의의 첫 진료비 중 50%는 메디케어 수가 90달러의 두배 이상이다.보고서는 먼저 주정부가 공립병원 외래진료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외래 진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연방정부는 특히 저소득 지역에서 민간 병원내 정부부담 전문의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전문의 의뢰건을 줄이기 위해 동네 일반의에게 전문의가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도 환자에 대해 전화 자문을 하는 비용을 연방정부가 지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코로나19로 대면진료가 장기간 불가능해지면서 원격진료가 대중화됐으며 연방정부가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또한 특히 만성질환자의 의약품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여러가지 의약품을 동시에 복용하는 주민이 부담하는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스캔이나 혈액검사와 같은 진단서비스와 방사선 치료를 민간입찰을 통해 직접 지원함으로써 환자부담액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주와 연방정부가 이러한 건강보험 개혁안에 연간 추가 7억 1000만 달러를 투자하면, 호주인은 매년 자비 부담액 1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주민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