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중국이 콩고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광산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호주 기업 AVZ미네랄은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남동부 마노노에 4억톤 규모의 리튬 광석을 발견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은 공급망 붕괴 속에 세계 각국이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고있다.
마노노는 1960년 콩고민주공화국이 벨기에로부터 독립하기 전에는 주석석(cassiterite) 채굴로 번창했다가 이후 쇠락했다. 마노노는 최근 리튬 광맥이 발견되면서 곧 재기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호주와 중국 기업들 간에 분쟁이 벌어져 아직 리튬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쟁의 핵심은 콩고민주공화국 국영 광산 회사인 코미니에르가 보유한 마노노 프로젝트의 지분 15%이다.
AVZ미네랄은 마노노 프로젝트 지분 100%를 보유한 합작 벤처 다스컴마이닝의 지분 60%를 갖고 있고, 코미니에르는 25%를 보유하고 있다.
AVZ미네랄은 코미니에르의 지분 15%를 매입해 마노노 프로젝트의 지분율을 75%로 늘렸다고 밝혔으나, 코미니에르는 연간 재무보고서에서 해당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런던 보트먼캐피털리서치에 따르면 코미니에르는 대신 지분 15%를 중국 업체 쯔진광업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노노 프로젝트 지분을 둘러싼 AVZ미네랄과 중국 기업 간 분쟁은 그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
콩고 광산 전문가 크리스티앙 제라우드 니마는 “이 문제는 콩고 광산업계를 특징짓는 일반적 부패의 전형”이라며 “AVZ와 쯔진 간 분쟁의 동기는 누가 마노노 리튬 프로젝트를 통제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니마는 그러나 AVZ에 중국 주주도 있는 점을 들어 AVZ와 쯔진광업 간 싸움이 호주와 중국 간 싸움인지, 아니면 중국 내부 경쟁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코발트 확보 전쟁에선 이미 승리했고, 리튬 공급망에서도 다른 국가들보다 몇 발짝 앞서 있다”며 “리튬 공급망을 통제하는 것이 자원의 다음 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리튬 전지 수요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 하우스마운틴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리 회장은 “리튬 수요는 단기간에 공급을 쉽게 초과할 것으로 보이며, 쯔진 같은 회사는 중국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수년간 리튬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길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