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주에 한 경찰관이 95세 치매 환자에게 테이저를 사용한 사실을 최초에는 공개하지 않고 변명을 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수요일 아침 4시 15분쯤 남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쿠마에 위치한 요양원인 야람비 로지스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주민인 클레어 노울랜드 여사가 스테이크 나이프를 들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 접수되었다.
경찰관들은 현장에 도착 후 43kg의 연약한 할머니에게 나이프를 놓으라고 설득했지만 침해를 가진 노울랜드 여사는 말을 듣지 않았고 12년 경력을 가진 숙련된 경찰관이 테이저를 발사하여 노울랜드 여사가 넘어지고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노울랜드 여사는 의식을 잃은 후 병원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경찰청장은 한 인터뷰에서 경찰이 사건에 관한 최초의 발표에서 테이저 사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질문받았다. 당시 경찰 청장은 가족이 상황을 알고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우리는 가족이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라디오와 TV에서 듣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조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노울랜드 여사의 가족을 보호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경찰에게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일을 숨기려는 것인지 재차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 청장은 우리는 숨기지 않고 있다는 짧은 대답을 했다.
하지만 경찰 청장이 처음부터 노인 여성에게 테이저 건을 쏜 것이 옳은 행동으로 여기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많은 질문을 받았고 결국 사과했다.
노울랜드 여사는 현재 쿠마 병원에서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였있다.
시민들은 호주 경찰이 양로원에서 스테이크용 나이프를 들고 보행보조기에 앉아 있는 95세 치매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해 체포한 것은 과잉 조치라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또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에 대한 논쟁도 촉발시켰다. 흔히 테이저건으로 알려진 스턴건은 총기보다는 덜 치명적이지만, 치안 유지를 위한 다른 도구들보다 더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찰관 2명이 스테이크용 나이프를 들고 있는 할머니를 제압하면서 테이저 건을 사용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할머니는 키도 157㎝, 몸무게 43㎏에 불과했다. 주변의 목격자들은 할머니가 칼을 든 채 경찰에 접근하려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행보조기를 사용했던 만큼 속도는 매우 느렸고 힘도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호주의 장애인 옹호단체 ‘호주 장애인'(People with Disability Australia)의 니콜 리 회장은 “충격적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첩하지도 않고, 건강하지도, 빠르고 위협적이지 않은 95살의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한 것은 경찰의 판단력이 매우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