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유명 방송인 겸 전 럭비 감독 앨런 존스(83)가 젊은 남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의 아동 학대 전담 수사팀인 스트라이크 포스 본핀(Strike Force Bonnefin)은 약 9개월간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한 끝에, 월요일 오전 시드니 서큘러 키에 위치한 존스의 고급 아파트에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존스는 체포 당시 초록색 정장을 입고 지팡이를 손에 든 채 비표식 경찰 차량에 탑승해 데이 스트리트 경찰서로 이송되었다. 이번 체포는 2023년 헤럴드와 더 에이지의 보도로 촉발되었으며, 이들 매체는 존스가 교사 시절부터 방송인으로 활동한 60년 동안 권력을 이용해 여러 젊은 남성들에게 성추행과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1965년, 브리즈번 그래머 스쿨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존스는 학생의 하의를 만졌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이후 시드니 킹스 스쿨에서도 비슷한 혐의가 제기되었다.
그의 방송 경력 중에도 다수의 젊은 남성들이 성추행 피해를 주장했다. 한 전 2GB 방송국 직원은 존스가 차량 이동 중 반복적으로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그가 죽기 전에 이 사실이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계와 요식업계에서도 피해자들이 나타났다. 한 음악가는 존스가 성적 접촉을 시도했지만 그의 막강한 권력 때문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인 한 웨이터는 존스가 자신을 성추행했을 당시, 이를 알리면 생계를 위협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NSW 경찰청장 캐런 웹은 이번 체포가 “매우 긴밀하고 철저한 수사 끝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사건이 알려지면서 추가 피해자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녀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증언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존스는
지난해 헤럴드와 더 에이지의 보도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아직 소송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다. 그는 3월에 공개한 영상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캠페인”이라고 주장하며 건강 문제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방송 복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번 체포로 그의 명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체포는 호주 사회에서 권력을 이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을 다시금 조명하는 사건으로, 60년간 이어져 온 의혹이 법적 심판을 받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수사와 피해자들의 증언이 사건의 전개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