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호주가 정치적 이유로 지난 2년여간의 무역 분쟁을 이어왔었다. 이를 종식하기 위해 석탄 무역 거래를 올 초부터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속도는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중국과 정상회담 갖고 올해 1월부터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규제 전면 폐지하기로 했는데 최근 3개월간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량은 여전히 2016~2019년 당시에 비해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업자들은 복잡한 세관 절차를 문제로 꼽고 있다. 중국 정부의 수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 주간 8개 부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호주는 수입 승인, 세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지연 등으로 무역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호주 광산 업체들은 중국 수출이 중단된 후 수출 다변화를 꽤 했고 많은 새로운 고객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러시아와 몽골에서 값싼 석탄으로 대체한 상태다. 그렇다 보니 석탄 무역의 정상화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출업자들 역시 규제 이전의 무역 수준으로 회기는 오래 걸릴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중국 기반의 한 석탄 중개회사는 높은 재고와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 보니 장기 계약을 서로 꺼리고 있다고 말한다며 특히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없는 한 호주와 중국도 완벽하게 예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2017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에 우려를 표명한 이래 중국을 겨냥한 듯 다양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후 2020년 중국의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촉구하면서 본격적인 무역분쟁에 들어갔었다. 당시 중국은 보복 조치로 약 170억호주달러 규모의 호주산 석탄 목재 등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 보수당 정부 때 경색됐던 중국과 관계는 지난해 5월 중도좌파 노동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조금씩 해빙기를 맞고 있으며 지난 3월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전면 허용하면서 양국은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호주는 지난 2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희토류 투자를 차단했고 와인, 목재, 육류 등 호주 내 생산업체 역시 대중국 수출 정상화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국이 경제로부터의 관계 회복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조금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