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40% 가까이 급등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호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어 가스 가격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호주 천연가스는 유럽에 거의 공급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의 가스 가격 기준물인 타이틀트랜스퍼퍼실러티(TTF)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43유로(약 6만2100원)로 상승했다. 기존의 30유로 수준에 비해 약 40% 가까이 가격이 증가한 것이다.
TTF 가격은 6월 중순부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격 폭등은 호주 LNG 공급 차질 우려와 관련이 있다.
호주 LNG 공장 노동자들이 임금 상승과 직업 안정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해 가스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공매도 압박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쳐 더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이전에 가스 가격 하락에 대한 공매도를 진행한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매도를 청산하며 LNG 가격이 더욱 상승했다.
유럽연합(EU) 내 가스 비축량이 저장 한계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해 가스 가격이 급증한 것은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유럽 내에서 호주산 LNG가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유럽의 에너지 위기 심리가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해상 LNG 비중을 높이는 등 조치를 취해왔지만, 호주 LNG가 직접 유럽으로 수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호주 LNG 공급 차질로 인해 국제시장에서 LNG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유럽 내에서 가스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지난해 여름에 유럽 가스 파이프라인을 차단한 사태로 인해 MWh 당 340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경험한 것에 비하면 유럽 LNG 가격 상승 폭은 작다. 그렇지만 유럽 내에서 가스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해 시장이 취약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인베스텍의 캘럼 맥퍼슨은 “유럽의 가스 저장고가 가득 차 있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겨울이 오면서 저장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 감소할지 추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유럽 가스 공급 상황이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입하던 유럽은 지난해 러시아의 공급 감축으로 세계 LNG 시장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EU는 최대 LNG 수입국으로 떠올랐는데,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은 크게 줄어 전체 수요의 약 40%만을 충족했다.
유럽 LNG 가격 상승은 크게 올려주었지만 호주 LNG 공급 차질 우려는 사실 아시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호주산 LNG는 주로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다만 호주산 LNG 공급 차질은 다른 곳에서의 LNG 가격 상승을 격려하는 요소로 작용해 유럽 내 가격 폭등을 가져왔다. 컨설팅 회사 ICIS는 “호주 공급이 줄면 아시아 구매자들이 시장 흐름을 결정하는 미국과 카타르 등에서 수입량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