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를 인하하면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일시적인 혜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주택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 주택 구입 능력을 다소 개선시킬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구매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여 주택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 시점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등 향후 몇 주간 발표될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 대출 상환액이 감소해 대출 비용이 줄어들며, 일시적으로 주택 구입이 용이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새로운 구매자가 늘어나면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호주의 주택 시장은 기록적인 고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질 소득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 대출 금리는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급격히 상승해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되었다. 이로 인해 주택 구입 가능성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의 저점보다도 낮아진 상태다.
지난 몇 년간 호주 인구 증가가 주택 공급을 초과하면서, 주택 가격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했다. 앞으로도 주택 공급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주택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세제 혜택도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첫 주택 구매자들의 고충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주택 소유율 하락은 호주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981년에는 25세에서 29세 사이 호주인의 55%가 주택을 소유했으나, 현재는 35%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미래에는 은퇴 후에도 임대 생활을 해야 하거나, 큰 대출을 안고 은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연금과 국가 예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동산은 앞으로 호주 사회의 중요한 분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에서 주택 소유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개인 자산과 노후 재정 생존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부의 증가는 갈수록 적은 사람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호주 가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높은 가격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호주의 주요 은행인 커먼웰스(CBA)와 웨스트팩(Westpac)은 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ANZ와 NAB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호주 경제는 주택과 부동산 가치 상승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는 것은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 붕괴 후 40년간 장기 불황을 겪었으며, 중국도 유사한 상황을 4년째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과도함을 억제하는 조치는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자본 이익을 부추기는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하고, 인구 증가 속도를 주택 공급과 균형 맞추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