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항공요금이 계속 오른다는데 항공권을 미리 구매해야 할까?
호주 가격비교 사이트 파인더는 국내나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능한 빨리 항공권을 구매할 것을 권고했다. 파인더에서 호주 연방 기간시설・교통연구경제국 (Bureau of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Research Economics, BITRE)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선 항공료는 팬데믹 이전보다 상당히 올랐다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호주 구간 항공권이 잠시 안정되는 듯 하더니 다시 상승하고 있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유가 급등에 호주달러화 강세까지 지속되고있어 항공요금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첫 2개월과 2019년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동일 구간 항공료는 평균 7%, 최대 112% 올랐다. 코로나19 이전 퍼스-시드니 구간 항공료는 평균 407달러였지만 올해는 2배 이상 오른 862달러이다. 멜번-퍼스 구간 요금도 2019년 368달러에서 2022년 611달러로 66% 상승했다.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멜번-런던 평균 항공료는 1412달러 정도였지만 현재 평균 1616달러로 14.5%가 인상됐다.
파인더 여행전문가 앵거스 키드맨은 여행자들이 수백달러를 더 지출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여행가격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호주 석유협회(Australian Institute of Petroleum, AIP)에 따르면 3월 20일 주간 평균 휘발유값은 호주 전역에서 리터당 2.13달러로 급등세가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항공사대표위원회(Board of Airline Representatives of Australia, BARA)에 따르면 서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호주 취항 항공사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교통량 10-15% 수준에서 국제항공편의 20% 정도를 운항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항공사는 이미 코로나19로 엄청난 재정적 타격을 입었으며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해 이제 겨우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민자 사회인 호주는 부모나 친척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고,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여행 뿐 아니라 가족, 친지를 만나기 위해 해외로 향하려는 열망이 특히 강하다. 키드맨은 “수요가 증가하고 항공사가 수송역량을 재건하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당분간항공요금이 높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인더의 소비자심리트래커에 따르면 호주인 2명 중 1명이 앞으로 1년 안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중 3명 중 거의 1명(30%) 국내 여행을, 9%는 해외 여행을 생각하고 있으며, 10%는 국내와 해외 여행 둘 다 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키드맨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료비 상승이 항공료 추가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어 호주인은 어쩔 수 없이 항공편을 일찍 예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항공권 평균 가격
구간 2019 – 2022 – % 차이
Perth – Sydney – $407 – $862 – 112%
Melbourne – Perth – $368 – $611 – 66%
Adelaide – Perth – $398 – $599 – 50%
Adelaide – Brisbane – $211 – $253 – 20%
Melbourne – Sydney – $170 – $114 – 33%
Gold Coast – Sydney – $116 – $89 – 23%
Brisbane – Cairns – $235 – $168 – 28%
Canberra – Sydney – $330 – $238 – 28%
표: 파인더. 주: BITRE 항공권 자료는 구매 가능한 가장 저렴한 항공료 평균이다. 2019년과 2022년 가격 비교는 계절적 변화를 고려해 1월-2월자료만 포함됐다.
한국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로 해외여행 수요 급증
항공사는 유가 상승분 승객에 전가
유가 상승으로 인한 항공권 상승은 규제 해제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21일부터 해외입국자에 대한 7일 격리 면제를 발표하자 해외 항공권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호주를 포함 전세계에서 코로나19 입국 규제가 해제되고, 한국 귀국시 규제까지 없어지자 억눌려 있던 여행 욕구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와는 달리 코로나19로 줄어든 운항편을 증가시키는 것은 간단하거나 빠른 과정이 아니다. 국제선 여객 운항을 재개하려면 각 국가별 관할 부처의 허가가 필요한데 여행 수요 변화에 맞춰 즉각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급증하는 수요에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기때문에 당분간 항공권 가격은 더 오를 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4월 태국, 괌, LA 항공편과 휴가 성수기인 8월 초 1주일 여정 인천~LA 아시아나항공 왕복 항공권은 모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두 배가량 올랐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3%, 전달 동기보다281% 늘었다.
한국일보는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 해제가 발표된 11일부터 10일간 소셜커머스 티몬 해외여행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6% 증가했지만 제주여행상품 상승은 33%에 그쳤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 해외여행상품과 해외항공권 예약자는 이달 첫 10일 대비 각각 93.7%와60.7% 늘어났다.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여행상품과 항공권 예약 모두 급증했다.
USAToday에 따르면 15일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회의 발표에서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를 포함 미국 항공사 관계자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여행수요와 출장 증가 덕분에 연료비 인상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약이 많아지면 항공사는 맘 놓고 티켓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휴가철 항공권을 아직 구매하지 않은 여행객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앤드류 노첼라 최고상업책임자는 오미크론 확산이 지난 후 예약이 재개됐을 때 항공권 요금을 더 많이 부과할 수 있도록 휴가기간 좌석판매를 의도적으로 보류했으며 이 전략이 효과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연료가격은 항공여행 뿐 아니라 여행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내 여행 중에는 대중 교통보다는 자차든 렌트카든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휘발유값이 급등해 이전보다 비용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키드맨은 “가격이 안정되기를 기다리지 마라”며 항공권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일찍 예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예산이 빠듯하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 비수기에 여행을 가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예상하지 못한 사고나 질병에 대비해 여행보험 가입도 필수이다.
항공권 찾는 여행자를 위한 8가지 꿀팁
여행 일정을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항공사와 여행 웹사이트의 날짜변경 달력 기능과 스카이스캐너, 카약 같은 항공권 가격 비교사이트의 항공권 알림기능을 활용한다.
항공권을 찾을 때 네이버, 익스피디아, 구글플라이츠,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국내외 여행 검색 사이트와 항공사 예약사이트를 모두 찾아본다. 단 여행검색 사이트 이용시에는 경유지가 있는 경우 대기시간과 공항위치를 확인한다.
검색할 때 대규모 항공사로 제한하지 않고 저가 항공사도 포함시키돼, 수하물 무게, 기내 휴대용 가방, 좌석 지정 등 추가 수수료를 포함해 가격을 비교한다.
여행 일정을 바꿀 수 있고 예산이 빠듯하다면 여름 휴가는 생략하고 가을이나 비수기로 계획을 바꾼다.
여행지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마일리지와 항공사 제휴 카드를 확인한다.
예약할 때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로 여행 예약시 마일리지, 리워드포인트, 무료여행보험, 외환거래수수료 0% 같은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주에는 환율을 사전에 정할 수 있는 ‘travel money card’가 있다. 환율은 매일 변하기 때문에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얼마나 지출하게 될 지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 수 있다. ‘travel money’는 외국 통화로 미리 자금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매번 충전할 때마다 그 때 환율로 환전할 수 있어서 여행 지출 계획을 세우기가 더 쉽다. 한국에서는 해외 사용 수수료를 우대해주는 해외여행 체크카드를 미리 발급받는다.
출발하기 전 외화 현금을 준비한다. 해외에서 주로 카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해외에서 현금만 받거나 카드사용 수수료를 부과하는 곳이 있는 것을 대비해현찰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