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총리와 앤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대표는 모두 상당한 기간을 정계에서 보냈지만 5월 21일이 지나면 1명은 연방총리가, 나머지 1명은 정치인생의 마지막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리슨 총리는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약 14년 만에 임기를 마친 첫 연방총리로서 선거를 맞게 된다. 알바니지 대표는 연방의회 경력 26년 베테랑 정치가로 자유국민연합의 4선 연임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어쩌다’ 총리됐지만 임기 마친 스콧 모리슨 총리
스콧 모리슨 총리는 자유당 당권 다툼으로 ‘어쩌다’ 총리가 됐지만 14년만에 임기를 무사히 마친 첫 연방총리가 된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말콤 턴불 전 총리를 무너뜨린 당대표 불신임 투표로 자유당 대표가 되어 ‘어쩌다’ 총리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지도력에 대한 도전 없이 하워드 총리 이후 약 14년 만에 임기를 무사히 마친 첫 연방총리가 됐다.
자유당 NSW 지부장과 하워드 총리 시설 신설된 호주 관관청장을 지낸 모리슨 총리는 당내에서 급격히 성장해 2008년 이후 계속 자유당 당직을 맡았다. 자유당내 노동당이 선거에 승리한 2007년 시드니 남부 해안가 쿡 지역구를 통해 연방의회에 진출했으며 제니 여사와 사이에 두 딸을 두었다.
자유국민연합의 승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됐던 2019년 선거에서 “기적”같은 승리를 일구어내면서 모리슨 총리의 여당내 입지는 강화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해 말 호주 동부가 무섭게 불타고 있을 때 가족과 비밀리에 하와이로 휴가를 떠난 것이 알려지면서 일반 대중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난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실상 호주는 물론 전세계가 폐쇄된 것으로 오히려 모리슨 총리에게는 정치적 회생의 기회가 됐다.
국경폐쇄와 같은 정부 정책은 초기 호주인 대다수의 지지를 받으며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율이 급등했으며 2020년 말에는 자유국민 연합의 4번째 연임이 거의 확실한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백신접종, 오미크론 파급시 신속항원검사 부족, 연방정부 지원제도를 둘러싼 스캔들로 모리슨 총리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타격을 입었다. 최근 총리 인격에 대한 당 안팎의 공격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공격적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로 국가안보와 코로나19 경제회복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유국민연합이 패하면 모리슨 총리가 야당으로서 자유당을 계속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시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과 피터 더튼 국방장관이 강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된다.
앤소니 알바니지 야당 대표
앤소니 알바니지 대표는 2019년 노동당이 질 수 없는 총선에서 패한 후 당을 이끌어 왔다.
앤소니 알바니지 대표는 노동당 정부 13년이 끝난 후 존 하워드 전 총리가 정권을 잡은 시절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정치 인생 26년 중 내각 장관으로 6년을 보냈으며 20년 이상 노동당 당직을 맡았고, 케빈 러드가 두번째 총리로 올랐을 때 잠시 부총리로 일했다.
2013년 선거 패배 후 2013년 당권경쟁에서 빌 쇼튼에 패했지만 2019년 모두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총선 패배 후 드디어 노동당 대표가 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갑자기 동유럽에서 불어 온 ‘냉전’의 기운과 중국에 대한 호주의 불안이 얼마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측 포인트이다.
노동당 일각에서는 알바니지 대표가 야당 대표로 노동당을 정치적 황야에서 재집권으로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점점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가 올라가고 있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알바니지는 이혼한 전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정부 공공임대주택에서 자란 경험이 정치가로서 자신을 형성했다고 자주 언급해 왔다.
2019년 총선 패배 후 열린 당내 경선에서 단독 출마해 당대표가 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만약 노동당이 또 한번 패한다면 당권에 도전할 후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