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스의 주택 시장에서 가격 상승이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어로직(CoreLogic)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들 도시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며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주택 시장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브리즈번의 15개 지역과 애들레이드의 3개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퍼스의 모든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지만, 그 중 상당수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속도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브리즈번의 경우, 7월 31일까지의 3개월 동안 거의 절반의 지역에서 전 분기 대비 낮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퍼스에서는 약 40%의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애들레이드에서도 6분의 1의 지역에서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고가 주택 시장의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며, 이는 주택 가치 상승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 엘리자 오웬(Eliza Owen)은 “이들 도시에선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즈번의 주택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3.4% 상승했지만, 이는 4월 말까지의 3개월 동안 기록한 4.1%보다 낮은 수치이며, 작년 같은 기간의 4.7%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퍼스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6.2%로 소폭 둔화됐고, 애들레이드는 5.8%로 오히려 가속화됐다.
비록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브리즈번의 주택 가치는 7월 31일 기준으로 캔버라와 멜버른을 제치고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873,987를 기록했다. 반면 퍼스는 $773,335로 애들레이드의 중간 값인 $776,597보다 낮아 여전히 주요 도시 중 가장 저렴한 시장으로 남아 있다.
엘리자 오웬은 “브리즈번 시장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시장이 가장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 상황이 약화되면서 가격 하락이 발생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즈번의 카리나 하이츠(Carina Heights), 불림바(Bulimba), 캠프 힐(Camp Hill), 스카보로(Scarborough)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지난 3개월 동안 1.1%에서 1.5%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이전 분기보다 약 3배 더 느린 속도이다. 레드클리프(Redcliffe), 오미스턴(Ormiston), 호손(Hawthorne), 뉴포트(Newport), 에이트 마일 플레인즈(Eight Mile Plains), 램 아일랜드(Lamb Island), 비치미어(Beachmere) 등에서도 0.2%에서 1.1%까지 하락했다.
애들레이드에서는 Marden, Stirling, Aldgate 지역에서 각각 1.4%, 1%, 0.1%의 하락을 기록했다. 퍼스의 남서쪽에 위치한 노스 쿠지(North Coogee)에서는 상승률이 5.5%로 급감하며 이전 3개월의 11%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워터먼스 베이(Watermans Bay)와 키아라(Kiara) 지역도 가격 상승률이 각각 5.9%와 6.1%로 크게 둔화됐다.
AMP의 수석 경제학자 쉐인 올리버(Shane Oliver)는 “브리즈번에서 나타나는 둔화 조짐은 가격 상승이 소득 대비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퀸즐랜드로의 주간 이동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브리즈번 부동산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퍼스는 여전히 애들레이드보다 저렴하며, 강력한 경제 덕분에 주간 이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퍼스 역시 향후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