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가 경기침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새로운 경고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구직에 나선 호주인들은 고용 시장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신규 채용보다는 기존 직원 유지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하프의 이사 니콜 고튼은 “기업들이 현재 유인 전략보다는 유지 전략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기회가 있다면 기존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인력 공백을 메우려 한다”고 밝혔다.
이는 딜로이트의 새로운 고용 보고서와 일치한다. 딜로이트는 호주 상위 200대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간 부문이 채용 동결 상태에 들어갔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했다. 딜로이트 파트너 데이비드 럼벤스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사업 성과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이는 고용 증가보다는 수요가 천천히 증가하면서 나오는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딜로이트는 현재 4.2%인 실업률이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101,500명의 추가 실업자가 발생할 것임을 의미한다.
캔버라 대학교의 경제학자 레오노라 리스 교수는 이러한 수치가 ‘사임 룰(Sahm Rule)’ 경기침체 지표를 촉발한다고 말했다. 사임 룰은 과거 3개월간의 실업률 평균이 지난 12개월 동안 기록된 최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이상 상승할 경우, 경제가 경기침체에 들어갔거나 그 길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간주한다.
리스 교수는 “호주의 데이터를 이 공식에 대입하면 실업률 증가 속도가 경기침체로 향하는 패턴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두 분기 연속 경제 수축을 의미한다.
한편, 구직자들에게는 현재의 상황에서 지나치게 조건을 생각하며 일자리를 찾기 보다는 우선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리크루터 니콜 고튼은 “지금은 역할, 급여, 위치, 산업 등을 조금 더 넓게 보며 기회를 열어두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한, 구직 기간이 기존의 12주에서 18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일자리를 찾는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고용 데이터를 미래의 금리 결정과 관련해 주시하고 있다. 리스 교수는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실업률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