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2025년까지 유학생 수를 27만 명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를 위한 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공립대학이 14만5천 명, VET 과정이 9만5천 명으로 제한되며, 어학 과정은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제이슨 클레어 교육부 장관은 이번 계획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5% 더 많은 유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많은 학생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악용해 돈을 벌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가 유학생 수를 제한하려는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주택 부족과 불법 근로자 문제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에 체류 중인 유학생 수는 약 7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드니대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의 약 절반이 유학생이며, 주요 8개 대학 모임인 ‘그룹 오브 에이트'(Go8) 소속 대학에서는 학생의 35% 이상이 유학생이다.
이로 인해 호주는 주택 부족과 임대료 폭등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학생 비자가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 비자로 악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호주에서는 유학 비자로 입국해도 일정 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호주 정부는 학생 비자 신청비를 125% 인상하고, 영어 능력 기준을 높이는 등 규제를 강화해왔다. 그러나 대학과 사립 교육기관들은 유학생 수 제한이 도입되면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국제 교육 시장 규모는 약 480억 호주달러(약 43조3천억 원)로, 이는 전체 수출액의 약 7%를 차지한다. 호주 이민정책연구소의 엘리자베스 콜레트 연구원은 “대학들은 연구 목표와 예산을 몇 년 전에 미리 계획하는데, 유학생 상한제가 갑작스럽게 도입되면 대학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