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가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호주 개인정보보호위원회(OAIC)와 5천만 호주달러(약 4,300만 달러)의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입장을 인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뤄졌으며, 2020년 3월 시작된 양측 간의 장기적인 법적 분쟁을 종결시켰다.
OAIC는 호주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This is Your Digital Life’ 앱에 제공되었으며, 이는 수집된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돼 1988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OAIC는 “해당 정보가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와 같은 제3자에게 제공될 위험이 있었으며, 정치적 프로파일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수백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접근해 맞춤형 정치 광고를 타겟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터 분석 회사다.
이번 합의에 따라 메타는 독립 제3자 관리자의 감독 아래 2단계의 배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 1단계: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일반적인 우려나 불편함을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사용자가 기본 배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
- 2단계: 손해나 피해를 입은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용자에게는 보다 높은 수준의 특별 배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합의 대상은 2013년 11월 2일부터 2025년 12월 17일 사이에 호주에 30일 이상 체류한 페이스북 계정 소유자 중 ‘This is Your Digital Life’ 앱을 설치했거나 해당 앱을 설치한 페이스북 친구를 둔 사용자다. OAIC는 배상 신청 절차가 2025년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타이드 호주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번 배상 프로그램은 호주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이 개인정보를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는 글로벌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호주 국민은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어디서든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타는 이번 합의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용자들에게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법을 통해 이를 고지할 계획이다.
메타 대변인은 이번 합의에 대해 “과거의 관행과 관련된 혐의들을 종결하는 것이 커뮤니티와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며 “오늘날 메타의 제품과 시스템 운영 방식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주 사용자들이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프라이버시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