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생활비 위기가 지속되면서 수백만 명의 호주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필수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명 중 1명의 부모는 자녀에게 선물을 제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세군의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약 630만 명의 호주인들이 연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39%는 크리스마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휴가를 포기하고 있다. 구세군의 워렌 엘리엇 대령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는 구세군 140년 역사상 가장 힘든 크리스마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급증했으며, 특히 최근 2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압박을 더욱 심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급등하는 물가와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 3년간 슈퍼마켓 가격은 33% 증가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음식을 올리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동시에 주거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realestate.com.au의 연구에 따르면 주당 평균 임대료는 2020년 3월 이후 45% 증가했으며, 응답자의 3분의 1은 최근 6개월간 임대료가 인상되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가정들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출을 포기하고 있다. 구세군의 조사에 따르면 19.2%의 호주인들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비 지출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워렌 엘리엇 대령은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위해 음식을 줄이거나 선물을 적게 사는 결정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중요한 비용 지출을 미루면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걱정된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구세군의 지원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구세군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호주인들을 돕기 위해 2,700만 달러를 모금하고 있다. 이 기금은 식료품 상자, 임시 거주지, 의류, 음식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구세군은 올해 약 190만 명이 자선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처음으로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이다. 워렌 엘리엇 대령은 “우리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