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달러(AUD)가 급락하여 약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오전 거래에서 AUD는 61.84센트(미국 달러 기준)를 기록하며 2020년 4월 7일 이후 최저치를 갱신했다. 이후 소폭 상승하여 61.89센트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또한 영국 파운드 대비 가치도 하락해 0.49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UD가 60센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맥쿼리은행 외환 전략가 개러스 베리는 AUD가 “미국 주식 시장의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 중국의 재정 부양책 부족, 호주 중앙은행(RBA)의 금리 인하 필요성”과 같은 위험 요소로 인해 60센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웨스트팩 외환 전략 책임자 리처드 프래눌로비치는 RBA가 2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12월 회의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긴축 완화 가능성이 언급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UD 약세가 중국과 미국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MB 펀드의 수석 전략가 데이비드 루엘린-스미스는 최근 호주 경제 전망이 “극도로 암울하다”고 평가하며, 미국 경제는 “건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술, 체중 감량 약물,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IG 시장 분석가 토니 시카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언급하며, 관세가 AUD/USD 환율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가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10~20% 하락할 경우, AUD가 0.50달러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AUD 약세로 인해 소비자와 수입 의존 기업,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호주인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자본 시장 분석가 카일 로다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며, 해외 여행 비용 또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수출 기업과 국내 관광 산업은 AUD 하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MP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는 AUD 하락이 RBA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언급하며, “AUD가 10% 하락하면 물가상승률에 0.1~0.15%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다 분석가도 약세 통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RBA가 금리를 낮추는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AUD/USD 환율이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미국의 성장 기대치 조정, 중국 경제 활성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미국의 금리 상승과 중국 경제의 부진이 심화된다면 AUD/USD는 60센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