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매물 과잉, 높은 가격, 높은 금리 등의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며, SQM 리서치의 최신 보고서 Housing Boom and Bust에서 이러한 전망을 제시했다.
캔버라와 호바트의 주택 가격도 각각 최대 6%와 3%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SQM 리서치의 루이스 크리스토퍼는 가격 하락의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에 발생할 것으로 보았으며, 이는 6월 분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 이전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토퍼는 “현재 금리 수준이 특히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 도시는 초과 평가된 상태에 있고, 경제 성장률도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가 인하되면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수요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인구 증가율에 비해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현재가 두 대도시에서 매수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 가치는 각각 0.1%와 0.2%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11월 24일까지 4주간 하락세가 가속화되며, 코어로직의 일일 지수에 따르면 시드니는 0.2%, 멜버른은 0.3% 추가 하락했다.
주택 가격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경매 낙찰률과 시장 내 매물 수량은 하락세 지속을 예고하고 있다. 시드니의 낙찰률은 40% 초반대로 떨어져 중간에서 심각한 수준의 가격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멜버른의 낙찰률도 45%로 낮아진 상태다.
한편, 시장 내 매물은 급증했다. 시드니의 매물 수준은 2018~2019년 하락기 시작 시점보다 높은 상태이며, 당시 시드니 주택 가격은 최고점에서 약 12% 하락했다. 멜버른의 매물도 약 4만2000채로 장기 평균보다 5000채 더 많아져 과거 주택 가격 하락을 초래했던 수준에 도달했다.
크리스토퍼는 “시드니 주택 시장은 조정의 시점에 있다. 선행 지표와 공정 가치 모델 모두 이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멜버른은 현재 매물 과잉 상태이며, 2024년 동안 상황이 악화되며 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드니와 멜버른 모두 수요 대비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가격 폭락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퍼스,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다윈의 주택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퍼스는 최대 19% 상승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브리즈번은 14%, 애들레이드는 13%, 다윈은 8%의 상승이 예상된다.
크리스토퍼는 “이들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매물은 매우 부족하고,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호조로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예측은 내년 중반까지 금리가 0.5% 인하되고, 2025년 인구 증가가 최소 5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을 둔다. 또, 인플레이션 급등이 없어 금리 인상이 재개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전제된다.
만약 금리 인하가 없고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이라면, 시드니와 캔버라는 각각 8%, 멜버른은 7%, 호바트는 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퍼스는 11%, 브리즈번은 9%, 애들레이드는 8%, 다윈은 7%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HSBC의 수석 경제학자 폴 블록섬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여전히 완전 고용 상태에 근접해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RBA(호주중앙은행)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선임 경제학자 마리 킬로이는 금리 인하가 내년 6월까지 지연될 수 있지만,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녀는 “RBA가 기준 금리를 총 1.25%포인트 인하해 중립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이는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고 이후 주택 가격 상승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