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가 1950~60년대에 사용된 부작용이 큰 입덧약 탈리도마이드로 인해 발생한 기형아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를 표명하고 국가 추모비를 세우기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성명에서 “탈리도마이드 비극은 어두운 역사의 일부로, 생존자와 가족들은 오랫동안 용기를 갖고 정부의 사과를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오는 29일 의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표명하고 캔버라에 국가 추모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는 “사망한 모든 아기와 그 가족, 끔찍한 약의 영향으로 힘들어진 삶을 살아가는 생존자들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이라며 탈리도마이드 피해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탈리도마이드는 1950년대 임신부를 위한 입덧 방지제로 사용되었지만, 배 속 아이의 선천적 결함을 유발하여 많은 기형아가 태어났다. 당시 호주 정부는 제대로 된 검사 없이 이 약을 승인하였으며, 이 사건은 호주의 의약품관리국(TGA) 설립의 계기가 되었다.
1961년 호주 정부는 탈리도마이드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19년 상원 차원에서 사건을 재조사하고 정부의 잘못을 인정한 후, 2020년에는 피해자들에게 최대 50만 호주달러(약 4억 2천만 원)를 배상하기로 결정했다.
탈리도마이드로 인해 등록된 생존자는 146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피해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